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세월호 참사 28일째가 되었다. 아직도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무겁기만 하다. 경기도 침체 되어 살기 어렵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들의 잦은 실언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뜻하지 않은 재앙을 맞이하면서 이번처럼 오랫동안 온 국민이 한꺼번에 우울감을 경험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새싹이 돋고 여기저기서 봄꽃들이 꽃동산을 이루었어도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언론보도를 통해 유가족들의 상황을 잠시라도 확인하면 또다시 마음이 저릿하고 우울감에 사로잡혔다.

초기에는 놀람과 충격으로 며칠 동안 의욕도 잃었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번 참사는 우리 국가와 국민의 치부를 드러내 보이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 5일 어린이 날, 8일 어버이날이 조용한 가운데 지나갔다. 15일 스승의 날도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재량휴업일로 결정되어 조용한 가운데 지나가게 될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전국 학교에 대해 안전이 완벽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현장체험학습 및 수련회, 수학여행 등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일 학기 대부분의 외부활동은 물론 체육대회나 캠프 등의 교내활동도 전면 취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해마다 안전예방에 소홀하여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작년 7월에 공주사대부고 학생들의 해병대캠프 사고, 2014년 2월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의 체육관 붕괴 사고 등을 겪은 지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시점에 또다시 대형 참사를 겪게 되었다. 모든 죽음이 슬프고 안타깝지만, 어린 학생들의 사고사망 소식은 학부모 입장에서 더욱 안타깝기 그지없다. 

대부분의 사고가 자연재해로 인한 것이 아닌, 인재라는 데에 더 큰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안전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고, 사건이 발생한 이후의 대처능력도 대단히 미흡할 뿐만 아니라 2차적인 사고까지 유발되어 사건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불안감과 분노감을 동시에 갖게 된다. 특히 세월호 참사 사건에서는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비도덕적인 행동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잘못된 종교관과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부도덕한 방법으로 사업을 확장하기에 바빴던 세모그룹 유병언 회장을 비롯한 비호세력들 때문에 소중한 생명들이 목숨을 잃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될 수밖에 없는 원인들이 밝혀질 때마다 비탄에 잠기고, 암울함에 빠진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잘못된 시작이었고, 그 결과는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어졌다. 도대체 제대로 된 것이 없어 보인다.

정부에서는 앞으로 사건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정부 대책뿐만이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제고될 필요가 있다. 국가에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주면 좋겠지만, 그보다 앞서 개개인이 챙겨야 할 것이다.  

가정의 달 오월을 맞이하면서 가족을 잃은 슬픔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뭐라 위로의 말을 할지 모르겠다. 남은 평생을 가족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겪으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주변에서의 따뜻한 위로와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만이 유가족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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