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백수문학편집인 박용희
며칠 사이 벚꽃은 지고, 연둣빛 새싹들이 돋아나 싱그러운 4월이 펼쳐지고 있다. 들판에는 보라색 제비꽃, 노오란 애기똥풀, 민들레, 꽃다지, 하얀 조팝나무꽃과 냉이꽃 등이 어우러져 온통 꽃밭 세상이다. 조천변 주변의 버들가지도 연한 새싹이 돋아나 바람결에 살랑거리는 모습이 평화롭고 예쁘다.

어느 때보다도 좋은 계절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풍경을 감상하고 여유롭게 나들이를 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찬란하게 아름다운 봄이지만, 오늘도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시험공부에 여념이 없는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직장에서 휴일도 없이 일 하는 분들도 봄꽃들의 향연을 즐기기에는 여유롭지 못한 상황일 것이다. 

대도시인들은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부족하고, 소도시에서도 근교에 나가지 않으면 온전한 자연을 맛보기가 싶지 않다. 더구나 자동차를 타고 지나쳐 간다면 겉핥기식의 맛보기밖에 되지 않는다. 자연을 가까이 할 때 사람의 마음은 더욱 순수해지고, 평화로워지는데 여유를 갖기가 쉽지만은 않다. 현대인들은 인공구조물에 갇힌 생활 속에서 감성은 더욱 메마르고 극심한 이기주의적 성향을 지니게 되어 안타깝다. 

지난 일요일에는 삼성 공채 시험이 있었다. 올 상반기에 4천에서 5천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게 되는데, 10만 명의 청년들이 응시했다고 한다. 경쟁률은 20대 1이다. 대기업 삼성에 취업하기 위해 일부 젊은이들은 학원에 다니고, 암기 위주로 시험을 준비했지만 큰 소득은 없었던 듯하다.

삼성에서는 지난 번 시험 방향을 단순 지식 암기 위주가 아닌 종합적인 직무수행 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메시지가 있었다. 스펙보다는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위주로 채용절차를 변경한 것이다. 오랜 기간의 독서와 경험을 통해 종합적 논리적 사고 능력을 갖춘 인재가 고득점할 수 있도록 평가 내용을 개편했다.     

일부에서는 비판도 있지만, 대부분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듯하다. 단순 지식 암기는 현대에서 인재를 선별할 수 있는 좋은 잣대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대학입시나 공무원 시험, 일부 기업체에서는 여전히 스펙이나 단순 암기 능력으로  인재를 뽑고 있다.

그래서인지 공공기관의 일부 담당자들을 보면 창의력이 부족해 보이고, 명령 받는 일에 대해서만 겨우 업무를 해결하는 경향이 크다. 뚜렷한 주관이나 소신 없이 맡겨진 임무를 소극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는 인재를 선정하는 기준이 대폭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말해 왔으나 실천은 뒤따르지 못해 왔다. 삼성이 앞장서 인재를 뽑는 기준을 대폭 변화시키고 있다. 앞으로 다른 대기업들도 자신들의 이미지에 걸맞은 인재를 뽑는 계획이 줄지어 있다.

이후 삼성에서 행한 취업시험이 다방면으로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국가가 과감히 시도하지 못한 바를 대기업 삼성에서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우리나라에는 단순 지식을 암기해서 고득점을 획득하고 좋은 대학에 가지만, 주도적인 학습 능력이 부족해서 대학생들도 학원 수강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인들도 시험 대비를 할 경우엔 학원을 의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취업을 했을 경우엔 단순 지식이나 스펙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성과 적성, 인간관계, 종합적인 사고와 판단력, 추리력, 창의력 등이 훨씬 중요한 요건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빠르면 유치원 때부터 대학, 대학을 졸업한 일반인일 때에도 끝내 사설학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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