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선 국민건강보험공단세종지사장

국민건강보험공단세종지사장 염기선
국민건강보험공단세종지사장 염기선
"흡연자의 암 발생이 최대 6.5배 높고, 매년 1조7천억원의 진료비 추가 부담 일으킨다"

계사년인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매년 연말이면 연초 계획했던 일들을 얼마나 달성하고 지켜졌는지 돌아보게 된되는데 그 중 흡연자라면 연초 계획에 금연은 거의 단골메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흡연은 우리 국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협하는 매우 큰 위해요인 중 하나다. 특히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현 시대에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은 인간적인 삶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흡연률은 아직까지도 높은 편이며, 이로인한 질병이나 건강악화로 개인은 물론 사회적 피해도 매우 크다.

공단이 보유한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기초하여 아시아 최대규모인 130만명을 19년동안 추적관할하여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흡연자의 암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6.5배에서 2.9배 높았고, 특히 흡연의 암발생 기여도는 남성의 경우 후두암이 79%로 가장 높고 이어서 폐암 71.7%, 식도암 63.9% 순으로 나타났다.

흡연과 관련된 진료비 지출을 보면 35개 질환에서 연간 1조7천억원 규모(2011년 기준)로 분석되었다.

흡연의 영향이 40년 후까지 미치고,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와 1990년대 남자 흡연율이 60%에 달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향후 10~20년 후에는 과거의 높은 흡연율로 인한 건강위해와 진료비 지출금액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흡연손실액 1조7천억원은 국민 전체 한달치 보험료
흡연으로 인한 진료비지출액 1조7천억원은 어느정도 수준일까?

현재(2013년 8월말 현재) 우리나라는 2,206만세대(4,986만명)가 한달에 평균 88,285원의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어 전체 세대가 납부하는 보험료는 사용자 부담분을 제외한다면 한달에 1조9천억원이다.

즉 흡연으로 인한 재정손실액 1조7천억원은 우리나라 국민의 한 달치 건강보험료와 맞먹는 수준이며, 만약 흡연 손실액을 모두 보전 받는다면, 매년 한 달씩은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2013년 6월말 현재 6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못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173만명에 이들의 체납보험료가 3조원이나 되는데, 1조7천억원이면 보험료를 못내서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취약계층의 절반을 해소할 수 있으며, 진료수가 1%인상에 2천7백억원이 소요되는데 1조7천억원이면 6%정도 인상이 가능한 금액이기도 하다.(2013년도 수가협상 공단 보도자료. 2012.10.18).

또 현재 보장성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인 선택진료비(1조3천억원 규모), 상급병실차액(1조원 규모), 간병비 등 소위 3대 비급여 중 선택진료를 해소할 수도 있고, 상급병실을 급여화 할 수도 있다.('상급병실ㆍ선택진료 실태조사' 6월 3일~7월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아울러 4대 중증질환 보장성 확대에 5년간(2013~15) 약 9조원이 소요되는데(보건복지부 보도자료-"4대 중증질환 치료, 모두 건강보험으로 해결한다" 6년 26일) 흡연 손실액을 보전 받으면 추가 재정 투입 없이 4대 중증질환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건강한 사회는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하는 사회

흡연으로 인한 질병발생 등 건강악화와 진료비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진료비를 증가시키는 흡연에 대해 개인과 사회적 비용부담에 대한 책임문제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담배제조회사와 배상 합의가 이루어졌거나 손해배상에 대한 근거법을 만듦으로써 흡연으로 인한 개인과 사회적 비용부담 책임을 명확히 해 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는 흡연피해와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몇건 있었으나 상급법원에 계류상태로 머물러 있다.

건강한 국민은 가정과 사회, 국가를 건강하게 만드는 원천일 것이다.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각 개인은 물론 기관이나 단체, 우리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말이다.

2014년은 갑오년 말띠의 해다. 대지를 질주하는 건강한 말처럼 건강하고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국민건강에 위해가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그 책임을 명확히 하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되기를 희망한다.

 
저작권자 © 세종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