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건 행정학박사, 공주대학교 부동산학과

▲박근혜정부 ‘정부3.0’ 비젼

박근혜정부의 목표는 국민행복시대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과거정부와는 다르게 국민 개개인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행정의 마인드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3.0정부는 일명 칸막이 없는 정부라고 한다. 개인의 정보가 모두 공유되는 시대에 국민을 위한 행정이 아랫목에 그치던 것이 윗목까지 고루 스며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과거정부는 고위층, 즉 특정인만 정보를 갖고 권력과 부(富)를 누렸으나 3.0정부는 국민 개개인에까지 촘촘한 행정이 미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행정부처가 다르다고 똑같은 서류를 제출하는 등의 불편함을 없애는 것이다.

구호 지향에서 실천 지향을 추구하는 정부가 박근혜 3.0정부다. 어항 속의 고기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투명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깨끗한 사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부패한 가장 큰 원인은 불투명 때문이며 먼저 정보를 획득하는 고위층이 부동산투기와 정부 정책을 이용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와 같은  부패의 온상은 기득권층의 전유물인양 우리 사회에 수십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조합원 이익을 우선 챙기는 조합이 있어 화재다.

세종시 금남상가조합(조합장 김권중)이 박근혜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정부3.0’ 정책에 편승, 경영을 실천하고 있어 화재다. 금남상가조합은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부동산 전문가들이 밀실에서 이뤄왔던 관행을 깨고 사업과정에서 얻는 이익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밀실에서 이뤄지는 사업자와 결탁 등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예상수익금을 평수별로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종시에 있는 15여개 상가조합이 발칵 뒤집혔다. 물론 처음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수백억 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조합운영비까지 절약하며 예상수익금을 공개하는 것을 두고 설왕설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당시 비판적이었던 경쟁조합들이 이젠 3개월 전과 달리 금남상가조합의 경영기법을 배우고 있다. 관행적 방식으로 더 이상 조합원을 모으고 사업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업자가 중심이 아닌 조합원이 주인인 행복한 조합

과거 재건축·재개발조합은 검은 뭉칫돈, 사업자와 뒷거래 등 비리의 온상으로 사법당국에 의해 비극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다반사였다. 10중 8~9는 시작의 취지와는 달리 공금을 횡령·전횡으로 조합원이 고소·고발하는 등 법적싸움으로 철창신세를 져 사업이 지연돼, 그 피해를 조합원이 고스란히 떠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이와 같은 과거 행태로 인해 재건축·재개발조합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눈에는 부정적으로 밖에 비칠 수 없었고, 조합의 책임자는 개인의 사리사욕만을 챙기는 몰염치한 자로 낙인찍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부정적인 시장에 금남상가조합이 지난 7월 원주민의 재산권 보호라는 명분으로 뒤 늦게 출범했다.

근 5개월이 돼가는 현재는 2~3년 전부터 추진해온 경쟁조합보다 조합원수가 2~3배나 많다.

당초 설립취지가 원주민의 권익과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결성된 조합인 만큼 그 동안 조합임원들은 생활대책용지에 대해 정확히 몰라 선의의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원주민들과의 상담을 통해 최대한 재산권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을 해왔다.

▲찻잔속의 바람이 전역을 휩쓰는 나비효과

금남상가조합의 구체적인 예상수익금 공개에 대해 의구심으로 지켜보던 타 조합들도 지금은 금남상가조합 방식을 벤치마킹(bench marking)해 롤 모델로 삼고 있다. 더 이상 밀실에서 왜곡된 정보로 조합원을 가입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원주민에게 생활대책용지권리를 정확히 이해시키고 어떻게 판단하는 것이 최선의 결정인지 올바로 설명, 조합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으로 원주민을 위하는 길일 것이다.

금남상가조합의 선행(先行)은 세종시 상가조합 시장의 새로운 경제효과(economic effect:생산비는 적게 투입되고 활동결과 조수익 즉 효율성이 가장 큰 결과)를 창출하는 데 있다. 금남상가조합의 수익금 공개가 선언적 의미였다면 앞으로 다층적 분석과 선진 경영마인드로 조합원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실질적 가치생산에 힘을 쏟아야 한다. 200여 조합원이 지켜보고 있고 세종시 상가조합 전체가 주목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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