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여고 교장 김윤기

조치원여고 교장 김윤기
조치원여고 교장 김윤기
대자연에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파고든다. 자연은 늘 상 고통의 시간들을 감내하며 삶의 끝자락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려고 단풍이라는 고운자태와 결실을 인간에게 선물한다.

쓴맛이 강해야 단맛에 민감해지며 단맛이 주는 고마움과 매력을 더욱 느끼게 된다. 나는 우리학생들이 대자연의 순리처럼 어려움과 역경을 하나씩 참고 이겨나며 행복한 삶을 스스로 가꾸어 나가길 늘 기원한다.

편하고 탄탄대로의 길을 쉽게 나아가는 사람보다 굴곡과 가파른 경사가 있는 길을 꿋꿋이 나아가는 학생이기를 바란다.

이제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국에 있는 성당이나 교회나 사찰은 물론 의지하고 기댈만한 곳이면 고3 부모님들의 간절한 마음이 눈에 들어온다.

그 절박한 마음은 각종 언론기사에 실리는 사진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적게는 3년, 길게는 12년 이상을 공부해 온 많은 학생들이 이젠 수능이라는 큰 고개를 남겨 놓고 있다.

다양한 재주와 끼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개성을 감추고 수능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놓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수능을 앞둔 많은 제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선, 건강관리이다. 수능직전에 감기라도 걸리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상당히 손해를 볼 수 있다. 더 이상 무리하지 말고 자신의 몸 상태를 가장 원활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지나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건강에 좋을 리가 없다. 가볍게 몸을 풀며 체조라든가 스트레칭 정도면 좋을 것이다.

둘째, 수면관리이다. 수능을 앞두고 지나친 긴장이나 자만은 좋지 않다. 현악기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려면 적절한 긴장이 필요하다. 밤에 잘 때는 모든 것을 접어두고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잠을 잘 자는 것이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집중력을 위해서라도 잠자리에 들기 전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자는 것이 좋다.

 셋째, 수능시간에 맞춰 생체와 학습의 리듬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조치원여고 학생들은 아침 등교시간과 1교시 시작시간과 끝나는 시간이 수학능력고사 시간과 많은 면에서 일치한다. 가령 학교등교시간 8:00시이며 1교시는 정확히 8:40분에 시작한다.

수학능력고사 입실시간과 1교시 국어영역시간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더구나 3학년 학생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점심 식사 후 13:10분경에 영어듣기평가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였다. 영어듣기평가시간과 맞추어 진행한 점은 무의식적으로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남은 시간동안 국어와 수학을 오전에 영어와 사회탐구, 과학탐구를 오후에 수학능력시간대에 맞추어 학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넷째,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에 나름대로의 전략을 갖도록 한다. 우선 쉬운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특히 평상시 만점에 가까운 고득점을 맞았던 학생들이 시험에 실패할 때가 종종 있다.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수능에 대한 최고의 기대감과 수능대박이라는 환상을 갖는다. 난이도가 아주 높은 문제가 나왔을 때, 이를 지나치기가 상위권 학생일수록 어렵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간관리가 필요하다. 아주 어려운 문제, 어려운 문제, 문항 한 두 개가 혼동되는 문제가 있다면 푸는 도중에 이를 나름대로 별표 3개, 2개, 1개로 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도록 한다.

전체적인 문제를 풀다보면 후반부에 시간이 부족해 쉬운 문제를 풀지 못할 때가 있으므로 가능한 전체문제를 쉽게쉽게 풀어가면서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공략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본다.

다섯째,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하고 가능한 심리적인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여기저기서 수능격려를 받게 된다.

특히 평상시 좋아했던 누군가가 격려를 하게되면 감동을 받아 울기도 한다. 이는 별로 좋지 않은 현상이다. 감정의 기복이 생긴 것이다. 수능을 직전에 둔 이 시점엔 오히려 감동도 좋지 않다.

나쁜 스트레스도 좋지 않지만 감정이 조절이 안 될 만큼 흥분하는 것도 결코 좋지 않다. 이 부분은 특히 수험생 주변에 있는 친척이나 선후배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다.

여섯째, 새로운 교재나 어려운 문제보다 교육방송교재(EBS)를 틈나는 대로 반복해서 보는 것이 좋다. 방송교재에 나온 지문이나 관련내용은 낯선 지문이 아니기에 문제를 빨리 풀 수 있다.

익숙한 지문을 빨리 보고 문제를 풀 때는 정확하게 접근하도록 한다. 신속정확이란 말이 필요한 것이다. 문제의 난이도에 따른 시간 조절로 어려운 문제에 시간적인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일곱째, 모든 문제는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풀어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합숙을 하며 전문가들이 출제한 문제이니 만큼 정성스럽게 풀어야 한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사고를 요하는 것이 수능의 기본적인 출제 방향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풀다보면 자신 있게 답이 나오는 경우보다 생각할 시간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다. 정성스럽게 풀지 않으면 자칫  쉬운 문제를 틀리는 경우가 나올 수 있으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물론 이때도 전반적인 시간의 진행을 봐야 한다.

이 밖에도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나 부모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시험을 치르기까지 늘 지켜보고 지원하며 격려해 주신 부모님과 선생님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대학에 진학하지 않거나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관심과 격려와 성원을 가졌으면 더욱 좋겠다. 열심히 노력해 대학에 가고 직장을 얻는 것도 결국은 우리의 삶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보람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자신의 꿈과 끼가 잘 발휘되고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며, 공공의 선과 이익이 되는 삶이 진정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모든 수험생들이 노력하고 공들인 만큼, 보람과 행복이 넘쳐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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