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공주지사장 최재붕

    국민연금공단 공주지사장 최재붕
    국민연금공단 공주지사장 최재붕
최근 대표적인 노후 소득보장제도인 국민연금이 노인 빈곤문제와 결부돼 주요 이슈화되면서,제도 도입 이래 가장 큰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국민들의 관심은 청년기에 접어들고 있는 국민연금제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연적인 현상이라고도 여겨진다. 사람도 청년기는 많은 시련과 변화를 겪고, 이를 통해서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리라.

국민연금제도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 특히 그 중에서도 사회보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됐야 한다.

사회보험은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보험의  원리를 도입하여 운영하는 제도로써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즉 영리목적인 아닌 국민의 보호가 목적인 점에서 일반 사보험과 구별된다.

이러한 사회보험은 광범위한 위험분산을 통해 소요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본적으로 의무가입, 차등부담, 균등수혜, 납부의 강제성이라는 특징을 띄게 된다.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고 의료보험 혜택도 주고, 국민연금도  지급해주면 좋겠지만 그 많은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할 국가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국가의 복지재정 부담 증가로 경제가 파탄나는 현실을 우리는 최근 유럽의 경제위기에서 적나라하게 접하고 있지 않은가?

사회보험 제도의 필요성 및 도입취지는 우리나라 생활상의 변화를 돌아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50대 중반인 필자의 어린 시절, 동네에는 환갑을 넘기는 어른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환갑이 되면 모든 동네 분들이 축하해주는 환갑잔치를 벌이곤 했다. 그리고 빈부의 격차는 있었지만 노부모는 자식들과 한집에서 생활을 유지했고, 이런 대가족 제도 덕분에 노인들의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됐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의료수준의 발달로 노부모들은 대부분 자식들과 독립하여 생활하고 있고, 평균수명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그에 따른 각종 사회적 부작용은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등장 배경이 됐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소득보장제도인 국민연금제도는 국민의 노령,장애 또는 사망에 대하여 연금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수급자들의 평균적인 연금 수령액과 가입자들의 미래 예상연금액 등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 하나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유지하기에는 부족함에 틀림없고, 이것이 최근 국민연금 관련 토론의 시발점이 됐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유념해야 할 사안이 있다. 우리보다 먼저 연금제도를 시작해서 운영하고 있는 연금 선진국들의 보험료(조세) 부담률이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는 것이다.

즉 복지혜택은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닌, 본인들의 기여나 조세의 결과로써 주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소득의 9%를 국민연금 보험료로 부담하고 있지만, 우리가 부러워하는 복지 선진국들의 경우 적게는 15.3%(미국)에서부터 24.8%(네덜란드)까지 훨씬 고율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민연금 관련 논쟁의 본질은 현 국민연금 수급자나, 가입자의 문제가 아니라 다가올 차후 미래세대 가입자(수급자)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으로 정의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미래 세대에 대한 논점을 마치 현세대의 불이익으로 과대 포장해 국민들의 불만을 사도록 유도하는 일부 단체들의 나쁜 의도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계속 논의될 사안이지만, 국민연금이 궁극적으로 미래 세대들의 연금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현 가입세대의 이해 및 양보를 통한 적정부담 체계로의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그 개선 시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이렇게 하는 것이 모든 국민 스스로가 본인의 노후를 당당하게 준비하는 기틀을 마련함과 동시에, 국가의 부담과 미래 후손들의 부담을 줄이는 첩경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현 국민연금 가입세대가, 국민연금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후세대의 부담을 줄여주는 세대간 정이 넘치는 따뜻한 결론을 내려 주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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