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이다. 금남면 향토지를 만들기 위하여 산으로 들로 유적을 찾아 조사를 다녔다. 그때 연기군에서 가장 남쪽 마을 용담리에 갔더니 “성재 남매 이야기”라는 전설을 수집하였다. 내용은 남매가 틈만나면 내기를 하는데 어느날 목숨을 건 내기를 하였다. 남자는 서울에 가서 검은소 한 마리를 끌고 오고 여자는 마을 앞산에 성을 쌓는 내기이다. 내기에서 지면 목숨을 내 놓아야 하는 무서운 내기를 한 것이다. 여자는 열심히 성을 쌓아 이제 한 짐만 옮겨 놓으면 성이 완성된다. 그런데 남매 어머니가 볼 때 남자 스러운 여자 보다는 대를 이을 남자가 이기는 것을 원하기에 죽을 뜨겁게 끊여서 딸에게 갖다 주었다. 딸은 시장하던 터에 뜨거운 죽을 호호 불면서 먹고 있을 때 오라버니가 검은 소를 끌고 성안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결국 여자는 내기에서 지고 죽음을 맞이 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이 성(城)을 조사하였을 때 나무를 베고 숲을 헤치자 천년전에 쌓은 성(城)의 문(門)이 하나도 무너지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이다. 문헌을 찾아보니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이 산성은 『덕진산성(德津山城)』이라 기록되어 있고 일제가 1914년 3월 1일 행정구역 개편시 이 성을 중심으로 공주․유성․연기 세군데 지역으로 나누어 놓았으니 서로 관심이 없어진 것이다. 그것을 회복하자는 뜻으로 시작된 것이 덕진산성이고 3월 1일은 세군데 주민이 하나로 만나는 날을 택한 것이다. 올 3월 1일은 더욱 정성을 다하여 행정수도가 충청도로 이전하는데 순조롭게 진행 되도록 기원하는 산성제를 지낼 예정이오니 많이 참석하여 주었으면 좋겠다. 이곳에 오면 점심, 떡, 막걸리, 태극기 모두 공짜로 주고 있다. 가족과 같이 참여하면 더욱 좋은 행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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