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에 자동차 문을 잡거나 합성 섬유로 만든 옷을 만지는 순간의 전기 감전 현상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겨울철이면 신경 쓰이는 게 있다. 바로 정전기(靜電氣)다. 껴입었던 옷을 벗다 보면 탁탁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불꽃이 일고 몸이 따끔거린다. 달리던 자동차의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를 잡는 순간 손이 따끔 거리는 것을 자주 경험했을 것이다. 왜 정전기가 생길까?

위와 같은 현상을 정전기 현상이라고 한다. 정전기란, 발생한 전기가 한 물체에서 금방 다른 물체로 이동하지 않고 머물러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대부분의 정전기는 물체가 서로 마찰할 때 발생하므로 마찰 전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주의 근원을 물이라고 주장한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 탈레스는, 보석의 일종인 호박을 모포로 비벼 대면 먼지나 종이와 같이 가벼운 물질을 끌어당긴다는 사실을 관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마찰 전기로 생기는 현상이라고는 알지 못했다.

건조한 날에 이와 같은 현상이 잘 일어나는 것은 물의 전기 친화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공기 중의 수증기가 전기를 흡수하기 때문에 습한 날에는 정전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자동차 문의 마찰 전기는 달리면서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서 정전기가 생겼기 때문으로 건성 피부인 사람이 더 크게 느끼게 된다. 이 때 사람의 손에는 정전기 유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즉, 그 물체가 (-)로 대전되어 있었다면, 사람의 손에 있는 전자들이 척력에 의해 밀려서 (+)극을 띠게 되므로 전압이 생긴다.그리고 합성 섬유로 만든 치마가 자꾸 몸에 붙은 현상은 마찰에 의해 양쪽에 반대 전하가 생기고, 그 인력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며, 겨울철에 머리를 빗고 나면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솟구쳐서 원하는 모양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은 머리 카락이 같은 전하로 대전되어 척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전기력에는 척력과 인력이 있어서 어느 한쪽으로 큰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전압 또는 전위차라고 하는 것은 전자의 이동이 많아 짐에 따라 두 가지 옷 사이에는 전기적인 압력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마치 큰 웅덩이의 물을 2등분해 한쪽의 물을 다른 쪽으로 계속 퍼 담으면 높은 수면 쪽에서 낮은 수면 쪽으로 수압이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전위차가 매우 크면 전자는 공기를 뚫고 (―)를 띤 물체에서 (+)를 띤 물체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딱딱 소리가 나면서 불꽃이 보이는 것이다. 즉 작은 벼락이다.

정전기는 컴퓨터의 주요 부품을 훼손하기도 한다. 가스나 휘발유가 있는 곳에 정전기 불꽃이 튀면 불이 나기도 한다.  정전기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와 (―)로 대전(帶電)되는 물체 사이를 전기가 잘 통하는 도선으로 연결해 주면 된다. 매우 가는 도선을 섬유와 함께 섞어 옷감을 짜거나 옷에 얇은 금속 막을 입히면 옷에 정전기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유조차가 쇠사슬을 땅에 끌고 다니는 것도 차와 땅 사이를 도선으로 연결해 정전기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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