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순간이 인생의 최고 젊은 순간이다.

이찰하 세종시 한솔동 노인회장.

한솔동 2단지 노인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의 노인상(像)’ 언제부터 노인인가! 참 어렵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정관 제5조 2항에 본회 정회원은 만 65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돼있다. 통계에 의하면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약 600만 명이며 10년 쯤 뒤엔 노인인구 천만의 고령화 사회가 된다고 한다. 의료의 발달과 섭생의 지혜로 수명 연장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내 뇌리엔 한국인의 노인상(像)으로 적립된 분이 한 분 계신다. 60년대 초 내 20대의 학창시절 사상가·종교가였던 함석헌 선생이다.

나는 지방 학생이었기에 그분의 강연이나 강의를 들은 적은 없다. 다만 월간 사상계를 통해 그분의 글을 읽고 그분의 강직하고 곧은 성품을 익혔을 뿐이다. 어느 날 미국대학의 초청을 받아 미국에 도착해 비행기 트랩을 내리는 모습에서 아! 저 모습이 한국인의 노인상(像)이 아닌가 했다.

지금도 내 뇌리에 생생히 살아 있다. 흰 두루마기를 입고 흰 머리칼, 길고 흰 턱수염을 바람에 날리며 곳곳하고 당당하게 미국 땅을 밟으시는 그 모습에서 한국노인의 위험 있는 근엄함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천과 세월의 흐름에 따라 흰 두루마기, 흰 턱수염을 이젠 볼 수 없게 됐다. 청장년의 50여년을 자기의 전문분야에서 피땀 흘려 일 한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이었다고 자랑할 여지도 없이 찾아온 것이 늙음이요, 한숨과 외로움 속에 경로당 회원이 된 것이다.

늙은 것이 자랑도 아니고 권위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근 현대사의 주역이었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밑바탕으로 한 너그러움으로 오만 해서도 안 되고 한 번 쯤 사양할 줄도 고맙다는 인사도 할 줄 알아야 하며 비굴해서도 안 되는 것이 노인이라고 본다.

▲80대 후반인데도 현역처럼 일하고 계신 분 이야기

TV조선 뉴스쇼 고정 출연자인 김동길 박사를 본다. 현재 나이 86세인데도 정확한 언변과 유머로 월요일 밤 9시 시청률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연세대 교수였던 그는 지금도 매일 아침 강연을 하고, 프리덤 워치란 글도 쓰며 시 300수를 줄줄 암송한다. 늙은이도 할 수 있다는 본을 보여주는 듯해 부럽기도 하지만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 나로서는 부끄러움이 앞선다. 우리 노인도 그 분과 같이 하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87세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사시는 분 이야기

금남면 소재 서예교실에서 젊은이 못지않게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87세 청오(靑吾) 유근 선생님을 돌아본다. 지금도 곳곳하게 앉아 두 시간 정도 붓글씨를 쓰며, 농담도 잘하고 흘러간 노래도 힘차게 잘 부르며 지금도 운전을 손수 잘한다. 흠이 계시다면 잘 삐지신다. 그분의 작품은 첫마을 2단지 경로당 현판 및 2·6단지 경로당 실내에 걸어놓은 대형액자로 확인할 수 있다. 그분은 아직도 영원한 현역이다.

▲95세 생일날, 105세 생일날을 준비하는 노인 분 이야기

65세 정년을 한 대학교수가 30년이 지난 95세 생일에 지난 30년 간 죽을 날만 기다리며  바보스럽게 허송세월했던 것을 후회하며, 이제부터라도 인문학을 공부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다 한다. 이유는 딱하나 지금 이 나이에 무엇을 하냐는 마음으로 살다 다시 10년 뒤 즉 105세 되는 생일을 맞는다면  지난 10년의 세월이 얼마나 안타까울까하는 생각에서 그때 절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란다. 그렇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마음과 건강이 허락한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100세 시대를 맞은 우리나라 노인 이야기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이 세계 1위라는 암울한 통계가 있다. 하루 12명의 노인이 자살하고 11명이 치매 등으로 가출 한다니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누가 그들을 그렇게 몰고 갔는가! 그들의 자식인가? 아니면 사회인가? 국가인가?
오는 2017년부터 정년을 60 세로 한다는 고용노동부의 발표가 있었다.

정부와 기업이 퇴직자의 건강과 지적능력에 맞게 평생교육과 재교육을 통해 새 일자리를 만들어 준다면 인생 후반에 그 노인들이 그 일을 통해 삶의 보람을 느끼고 경제적 여유도 가지게 돼 국가 사회에 기여한다는 긍지도 생길 것이 아닌가? 또한 이는 자살예방의 한 방편이 될 것이다.

노인들이여! 우리 스스로 생각을 바꾸자. 생각을 바꾸면 행복해진다. 위를 보지 말고 밑을 보고 가는 게 어떤가!

꿈과 사랑으로 살아가자! 노인이라고 꿈이 없을 수 없다. 노인에게 맞는 꿈을 가져야 한다. 꿈이 없다면 빨리 늙게 되고 건강을 잃게 되는 것이다. 노인에게 사랑은 건강해지고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한다. 노인의 자애로운 미소는 만인을 부드럽게 하고, 젊은이에겐 편한 함을 주는 마약임을 알아야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모든 노인이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소통하며 당당한 노인으로 존경 받고 살아 갈 수 있는 오직한 길 ‘사랑과 꿈’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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