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학원장 박용희

2013년이 시작됐다. 며칠 동안 2012년 마무리와 새해맞이 준비로 바빴지만 제대로 완료가 되지 못했다. 본래부터 완료란 없는 것인데, 욕심이 컸나 보다. 시간도 원래는 아침이면 해가 뜨고, 저녁이면 해가 질뿐이다.

늘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이다. 그런데 인간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시간을 편의대로 나누어 놓았다. 일 년을 365일, 열두 달, 한 달은 30일, 하루는 24시간, 한 시간은 60분, 일 분은 60초 등으로 세밀히 구분해 놓았다.

2012년 12월 31일과 2013년 1월 1일은 전환점을 이루는 날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생각에 따라서는 별다르지 않은 날일 수도 있다.

자연의 시간에서는 특별하지 않지만, 인간의 관념화된 의식 속에서는 의미가 큰 날이기에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세월을 잊고, 나이를 잊기 위해 망년회(忘年會)가 줄을 이었다. 과거와 인생 자체를 훌훌 털어버리고자 괴롭기도 즐겁기도 한 몸짓의 연속이었다. 뿐만 아니라 새해 해맞이를 위한 행사 또한 요란하다. 매일매일 떠오르는 태양이지만 1월 1일의 해맞이에 큰 의미를 두어 새해 소망을 빌고, 다짐을 하는 특별한 시간으로 여기는 것이다. 평범한 나날 속에서 어느 시간을 기점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뜻 있는 일이다.

2013년은 계사년(癸巳年)이다. 뱀의 해인 것이다. 오래전부터 뱀은 공포와 숭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파충류의 일종인 뱀은 남극을 제외한 세계의 각 대륙에 분포되어 있고, 아일랜드와 뉴질랜드, 한국의 울릉도와 독도에는 뱀이 살지 않는다고 한다.

뱀은 기묘한 외형과 행동,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을 갖고 있어서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또한, 태초의 인간이었던 아담과 이브가 뱀의 유혹에 빠져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됐다는 신화가 있듯이 뱀은 유혹의 상징이기도 하다.

뱀 성체는 일 년에 8회, 새끼 뱀은 15회 가량 허물을 벗는 것을 통해 인간은 불사(不死)의 존재로 여겼고, 알과 새끼를 낳는 것을 보고 다산과 풍요의 이미지를 갖게 돼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어느 해에는 목표를 설정하기도 하고, 어느 해는 전혀 목표를 설정하지 않기도 했다. 작년에는 가계부를 간단히 기입하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잘 실천하여 흐뭇하기도 하다. 가계부를 적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일 년 중에 지출이 없는 날이 이틀에 불과했다.

가족 모두를 기준으로 하면 지출 없는 날은 일 년 중 하루도 없을 것이다. 올해는 어떤 목표를 계획할지 고민이 됐다. 간단히 하루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과 약속은 신중히 하고 약속을 꼭 지키는 것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해 보고자 한다.
망년(忘年)을 했다면 그 빈자리에 꿈의 언어로, 희망의 언어로, 긍정적인 언어로 망년(望年)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자 이제부터 천천히 그리고 한발 한발 발자국을 떼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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