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학원장 박용희

아이들의 기말고사 시험이 끝났다. 아이들도 홀가분한 마음이겠지만, 선생님과 학부모님들 또한 같은 심정일 것이다.
모두 한 해 동안 수고가 많았다. 아이들이란 공통분모로 선생님과 학부모는 관계가 형성된다. 시대에 따라 선생님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달랐다.

선생님의 그림자조차 밟지 않을 정도로 선생님들이 존경을 받을 때도 있었고,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선생님을 폭행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시대도 있다.

부모 없는 사람이 있을 수 없고, 스승 없는 사람 또한 있을 수가 없다. 모든 사람들은 부모와 스승을 동시에 갖고 있고, 부모님들은 한 분이지만 스승은 개인에 따라 수많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부모와 스승을 같은 위치에서 존경하고 받들어 온 미풍이 있다. 스승된 자는 언제나 품위를 갖추고, 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 늘 신중하셨을 것이다.

요즘 중학교 때 도덕 선생님이셨고, 현재는 대학의 교수님이신 은사님이 카톡으로 좋은 글귀나 영상을 보내 주신다. 고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은 올 스승의 날에 찾아뵈었고, 고3 담임선생님은 남편도 담임을 하셔서 결혼 전에 함께 만나기도 했었다. 대학 때 전공 은사님은 퇴임하시고 같은 문학동인회에서 활동하게 되어 자주 뵙게 되었다. 은사님들과의 만남과 교류는 참으로 행복하다.

그 행복한 만남이 평생으로 이어지고 있고, 아이들의 담임선생님도 훌륭한 분들을 만나게 되어 감사할 뿐이다. 올해 큰 아이 담임선생님도 좋은 분을 만났다. 한창 사춘기에 접어드는 6학년들인지라 사춘기 초입부터 바른 인성을 갖도록 방향을 잡아주셨다. 반 모든 아이들을 편애하지 않으시고 골고루 사랑을 나눠 주셔서 정말 행복하고 빛나는 학급을 만드셨다.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학부모가 참가한 반 체육대회가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언제 준비하셨는지 열 가지가 넘는 놀이를 준비해 오셨다.

학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서로 풍선 터뜨리기, 미니 농구대에 슛하기, 단체 줄넘기, 피구 등을 선생님의 진행에 따르다 보니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여름 방학에는 반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하셔서 1박을 시키고 전시장, 대학연구소, 박물관 등을 안내해 주셨다. 이번 겨울 방학에도 참가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1박2일로 선생님댁에 초대한다고 하셨다.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후에는 학교에서 텐트를 치고 아이들과 야영을 하면서 세족식 시간에는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발을 씻어주시면서 ‘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아이들과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리셨다고 딸아이가 전해 주었다.

선생님의 열정적인 교육으로 아이들은 좋은 인성을 갖게 되었고, 부모님들 또한 감동을 받아 협조를 해 드릴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와 드렸다.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들 사진을 첨부해서 학부모에게 편지도 보내셨다.

A4로 1∼2쪽에 해당하는 장문의 편지를 통해 선생님의 지도상황, 학교 학사일정 안내, 사춘기 아이들을 둔 부모들에게 드리는 조언, 중학생이 되기 전에 집중해야 할 과목과 공부 방법 등 다양한 내용이었다.

훌륭한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선생님의 솔선수범과 진실함이 참된 교육을 이루어냈고, 학생들과 학부모는 믿고 지지하면서 흐뭇한 한 해를 보냈다. 다음 주에는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책거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누가 시키지 않은 진심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은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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