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벌써 3월이 지나고 4월이 시작됐다. 노란 산수유가 봄이 왔음을 환한 미소로 알려주고, 개나리도 이번 주에는 만개할 듯하다. 여기저기서 꽃망울 터지는 봄소리가 소리도 없이 이어지고, 가끔씩 봄바람은 시샘을 하듯 옷깃을 여미게 한다. 4월은 나무들이 초록으로 움트고, 꽃들도 만개해 그야말로 꽃잔치를 할 수 있는 나날의
소설가 김재찬흘러나오는 앙상 맞은 노래를 듣고 난 다혜가 입을 열었다. “우산이 되 주고 싶은 사랑…”“그래 그 누구에겐가 우산이 되어 주고 싶어.”“아름답고 가슴 저미는 선율이지만…”“무섭도록 음산하게 시작해서, 비극적으로 끝나는 곡이지.”시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는 지금 낙하중이다.다혜는 그렇게 낯선 상대방에게 넌지시 건너왔다.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인생을 연극에다 비유하기를 즐겨 했다. 그래서 ‘인생은 연극이고, 우리 인간은 모두 무대 위에 선 배우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셰익스피어의 말에 동의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 개인의 생각에 따라 어떤 의견을 갖든 그것은 자유다. 가끔씩 인생이 연극이고, 그 연극에서 하루에도 수시로 배역
소설가 김재찬왠지 이 분위기에선 더 이상의 물어보고 싶은 것도 무엇을 말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푸른 기상을 잃지 않던 대숲에 눈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졌다. 빼곡한 대숲 사이로 걸어 들어갈 수 있어 호젓했다. ‘쏴아쏴아’ 그 불안하고 서늘한 소리가 서로의 마음을 뒤흔들었다.“이제 가봐야 해.”무엇에 쫓기듯 한 말투였다. 아쉬운 만남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설레고 분주한 3월이 마무리 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26일 만에 정부조직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17부 3처 17청으로 개편이 마무리 됐다. 그리고 세종시 각 일선 학교에서는 ‘2013학년도 학교교육과정 설명회’가 3월 동안 릴레이식으로 진행 됐다. 이번 주까지는 관내 모든 학교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교
소설가 김재찬아, 다혜는 입을 다문 채, 입술로만 착하고, 환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고 있구나. 지나쳐 바라진 미(美)도 아니요. 자신의 고운 나이를 먹고 있을 뿐. 아무리 뜯어봐도 다혜는 그저 맑고 건강한 것이다. “오빠 소설 자주 대하게 돼.”“…”“그런데 주인공들은 대개 사랑과 이별의 상처를 간직했거나, 그로 인해 세상살이에 정착하지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지난 주말에는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에 대한민국 선수로 김연아 선수가 출전했다. 김연아는 2011년 4월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끝으로 휴식을 취하다가 지난해 7월 복귀를 선언했다. 휴식을 하는 동안에 CF를 찍고, 교생실습을 하면서
부근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우리속담에 “부모가 온 효자 되어야 자식이 반 효자”라는 말이 있다.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과 절묘한 쌍을 이루며 참으로 곡진하게도 다가온다. 치사랑은 손윗사람에 대한 사랑을 말함이니 자식이 그 부모를 본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으면 그랬을까. 요즘 들어 견마지양(犬馬之養)을 마치 효라고
소설가 김재찬‘사랑이 아니더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던 어느 시 귀절처럼, 사랑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차들은 슬그머니 움직이고 멀리 도시를 에워싸 여덟 폭 병풍의 설경에 놓인 동양화를 연상케 했다. 아직 혹한에 몇몇 아베크족 차량만이 한가로이 눈에 띄었다. 으스름 속에서 여명이 밝아오고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겨울에 큰 딸이 도서상품권이 생겼다며 엄마 읽고 싶은 책이 뭐냐고 물었다. 그래서 요즘 베스트셀러인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제목부터 공감 돼 읽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세상이 하루하루 다르게 변화가 되다 보니 우린 앞으로 나가기에 바빴다. 지나 온 세월을 느긋이 관조해
소설가 김재찬해변을 따라 걸었다. 햇살은 따뜻했지만, 목도리를 풀면 금세 한기가 몰려왔다. 인적은 드물었다. 가끔 집 없는 고양이가 방치된 무덤처럼 무심하게 지나가기도 했다. 사물들은 원래 말이 없었다.언제 끝날지 모를 길을 적어도 그때는 그랬던 그 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마침 멀리서 버스가 왔고, 다혜는 차에 올랐다. 무슨 향수인지 냄새가
소설가 김재찬‘어떠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다혜는 내 품안에서 절대 떠나지 못하도록 꼭 내 여자로 만들어야지’라는 마음을 다지게 했다.“신문사에 취업하면 어느 분야를 취재하고 싶어요?”다혜는 그것이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골몰했다. 어떻게 완전한 내 여자로 만들어 놓을 수 없을까…고민하는 나에게 다혜는 취업 문제를 재차 물었다.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집안 청소를 하다 보면 끊임없이 발생되는 쓰레기에 난감할 때가 있다. 쓰레기 중에는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산 경우도 있고, 비싸게 산 물건이지만 관리 소홀로 부품이 없어져 나머지 부품들도 다 버려야 할 때도 있다. 이런 쓰레기들을 사 오느라 고생하고, 집안의 비좁은 공간에서 함께 공존하느라 불편했고, 결국
부근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새삼 묻기도 그렇다. 세상이 바뀌고 세월이 변할 때마다 늘 한결 같이 묻고 또 묻곤 했던 말이니까. 첨단과학 시대에다 우주항공시대가 목전인데 이 시대의 목민들의 수준은 참으로 애석할 따름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관중은 일찍부터 말했는지도 모른다. “천하에 신하가 없음을
소설가 김재찬“아, 술이란 얼마나 좋은 것인가!”그녀는 건달도 알코올 중독자도 아니었지만, 그러나 점차 알코올에 젖어 있는 날이 많았다. 정신없이 술에 취한 밤 다음에는 여지없이 공허와 환멸의 아침이 찾아왔다.속이 쓰리거나 머리가 아픈 것보다 더 힘든 것은, 그 전날 밤의 술 취한 자신에 대한 설명할 수 없는 분노였다. 술은 풍요와 도취의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하루하루 햇살이 따뜻해 지고 있다. 따스한 햇볕을 받고 어느새 꽃망울을 터뜨린 들꽃도 있었다. 보라색을 머금었는데, 너무 작아서 하마터면 못 볼뻔 했다. 그리고 미안하게도 꽃 이름은 모르겠다. 추운 겨울을 견딘 앙증맞은 들꽃이 반갑고 고맙다. 햇살은 따스한데 바람은 한기가 느껴진다.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옷차림에
그녀는 잠자는 척 눈을 감았고 무겁게 한 마디를 흘렸다.“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그날 밤 품에 안기면서 하반신을 비벼대는 다혜에게 이렇게 말했다.“산에 올라가는 건 목표가 있기 때문에 힘들지만 보람이 있어. 하지만 정상을 정복하고 나면 내려갈 일만 남는 거야. 난 싫어. 내려가는 것이.“목소리를 바닥에 깔고는 슬픈 눈을 만들고서 나는
박용희 백수문학 편집인지난 2월 25일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다. 취임식엔 7만여 명이 초대돼 역대 최대의 규모로 행사가 진행됐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환한 웃음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늘 무겁고 엄숙한 표정을 언론을 통해 보아왔는데, 그날만큼은 환하게 웃어 보기에 좋았다. 의상도 상황에 따라 잘 선택된 것 같
부근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요즘 우리는 물질 사랑이 한참이다. 된장녀 고추장남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물질 사랑이 뜨겁다. 그러니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한 자들은 공경과 예우를 받고 그렇지 못한 자들은 버러지만도 못하게 여긴다. 그래서 효의 가치조차도 물질적인 척도로 가늠하게 돼 버렸는지 모른다.“요즘은 부모에게
소설가 김재찬한때 나는 다혜와의 관계가 과연 사랑인지 그저 한쪽의 일방적인 감정인지 구분을 하지 못했다. 지금도 ‘사랑이란 양쪽의 분명한 입장이 서로 확인되어야 한다’고 믿는 나 자신이다. 짝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한때 다혜와의 관계는 수없이 만들어졌다가 싱겁게 부서져버린 파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나는 다혜로 부터 한 번